2023년 7월 10일 한 언론사의 단독 보도를 통해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수원역 “디스코 팡팡” 직원들의 성매매 강요 및 협박, 성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아래와 같이 우리의 의견을 밝힌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피해를 지원해온 현장단체에서는 이번 사건은 그리 낯설지 않다. 디스코 팡팡의 이용자 대부분은 아동∙청소년들이다. 이를 악용하여 디스코팡팡을 찾은 10대 이용자에게 매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이용권을 강매하고 성매매를 알선 및 강요했으며, 이외에도 협박이나 성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렀고 추가 혐의도 조사 중이라는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그동안 간과했던 실태가 드러났다. 이는 오늘의 문제가 현실로 드러난게 아니라 성착취가 만연한 사회에서 예고된 일이었다. 1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놀이 공간조차도 안전하게 이용하지 못하고, 성착취의 공간으로 활용되어 인권침해가 되고 있는 현실이 참담할 뿐이다. 더욱 이번 사건으로 10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지 알 수조차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수원역 “디스코 팡팡”만의 문제라고도 볼 수 없다. “디스코 팡팡” 과 관련하여 청소년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기사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미비한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논의도 이어져 왔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 성추행도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어왔다. 그러나 “디스코 팡팡”은 일반 유원시설로 분류되는 탓에 지자체의 시설 허가를 받고 주기적으로 안전 점검만 실시하면 됐다. 그러나 그 점검에는 미성년자들이 안전하게 놀거나 이용할 수 있는 기준은 없었다. 기구의 규격이 적당하고 문제없이 작동되는 확인만으로 안전 점검했다고 수원시는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디스코 팡팡” 이용자 대부분이 미성년자이다. 이러한 점을 업체는 악용하여 그루밍(자연스럽게 접근하여 의존하게 하는)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성인 직원을 우상화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이들과 친밀감을 유도하는 영업방식으로 이용권을 판매해왔다. 이용권을 많이 구매할수록 디제이와 일대일로 사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개인적인 식사 자리를 마련한다는 등의 영업은 그들이 미성년자 이용자에게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형성하고 성착취를 일삼아 왔다.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아동∙청소년의 취약한 상황을 악용하여 수익을 얻어나가는 방식은 전형적인 성착취알선범죄자들의 일반적인 영업방식이다.

유사한 영업방식은 수원뿐만 아니라 수도권 일대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문제의식없이 팬덤문화처럼 유행하고 있어 피해를 인식하기 어렵게 하고 있는 상황이 더 문제적이다. 주 이용객인 10대 여성 아동⬝청소년을 자신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성적대상화하여 착취의 대상으로서만 바라보는 사회 안에서 어떠한 공간에서도 실질적인 안전은 담보하기 어렵다.

여성폭력 피해자를 인권 지원하는 전국의 현장단체들은 아동∙청소년을 성매수 범죄에 이용하고 있는 상황의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여 2020년 11월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개정까지 이끌어냈다. 개정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 13조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처벌 대상이며,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목적 대화 등을 처벌하는 조항도 신설되었다. 하지만 성매수자들이 처벌받았다는 기사는 어디에도 없다. 이에 성매수자들에 대한 수사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성매매를 강요·알선한 가해자에 엄중한 처벌과 가해자들이 이용자들에게 성매매를 강요·알선하여 벌어들인 금액만큼이나 많은 수의 성매수자들이 미성년자 이용자들에게 접근했다. 피해자의 수가 10명 이상인 만큼, 성매수자의 수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디스코 팡팡”의 전국적인 확대 수사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 이용자에게 접근하여 그들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성매수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도 이루어져 강력한 처벌을 물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총책은 디스코 팡팡을 운영하는 업주이다. 업주는 몇 개의 “디스코 팡팡”을 운영하면서 이익을 취득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주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꼬리 자르기하고 있다. 몰랐다는 이유로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경찰은 이 사태의 주범은 운영하는 업주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에 경찰은 강력하게 수사하여 운영하면서 장소를 제공하여 방조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피해자들의 인권은 성착취에 가담한 모두에게 강력한 처벌로서 사법 정의가 현실에서 실현될 때 회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사)수원여성인권돋음, 수원여성회, 수원여성의전화, 수원YWCA,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청소년성인권센터), 전국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지원센터(십대여성인권센터, 학교법인박영학원, (사)대구여성회, (사)인권희망 강강술래, (사)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사)여성인권티움, (사)울산여성의전화, 강원여성인권지원공동체, (사)충북여성인권상담소 늘봄, 충남여성인권상담센터,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여수여성인권지원센터, 포항여성인권지원센터, 사회복지법인 범숙, (사)제주여성인권연대, 사단법인 평화의샘)는 용기 있게 피해를 말하기한 피해자들에게 응원과 지속적인 지지와 연대의 힘을 보낼 것이다. 또한,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인권지원을 통한 치유회복 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곳곳에 만연한 성착취를 근절하려는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기를 요구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가해자들의 처벌과정에 주시할 것이며, 성매매/성착취를 근절하고 어느 누구도, 아니 단 한 사람이라도 성매매/성착취되지 않는 사회를 위해 앞장설 것이다.

2023. 07. 19.

(사)수원여성인권돋음 부설 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지원센터 ‘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