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0월 24일(목)

장소: 동두천 일대

여러분은 '성병관리소'를 알고 계시나요?

성병관리소는 1960~1990년대 한국정부가 미군과 기지촌 여성들의 성매매를 방조하면서

성병 치료 명목으로 여성들을 강제 수용하던 장소입니다.

현재 동두천에 위치한 성병관리소는 1973년부터 1996년까지 운영되었고 폐쇄 이후 30년 가까이 방치됐다가

23년 2월 동두천시가 성병관리소 건물, 부지를 매입해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동두천시의 역사, 한국 여성들이 착취당해왔던 역사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자는 의미로

현재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에서 철거저지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수원여성인권돋음도 철거저지에 연대하고자 동두천에 방문하여 그 역사를 직접 보고 듣고 왔습니다.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쇠목미군공여지반환기념비 앞이였습니다.

96년 미군이 주둔하던 시절, 지역 시민들의 땅이 미군들의 훈련장소로 쓰여지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시민들은 3년 간의 투쟁을 통해 미군공여지반환운동을 하였고, 그 투쟁으로 600만평을 반환받았습니다.

그 운동을 기리고자 기념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동두천'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기지촌'에 대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동두천에서 시민들이 투쟁한 역사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후 상패동 공동묘지에 방문했습니다.

그저 평범한 산처럼 보였지만 천여명이 넘는 묘지가 있는 곳으로, 그 중 이름이 없는 묘지는 기지촌 여성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폭력에 쉽게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조용히 죽어간 기지촌 여성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어집니다.

이름도 없는 여성들을 기억하기 위해 상패동 공동묘지를 눈에 새기고 마음 속에 새겼답니다.

동두천의 보산동 골목은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만 같은 기분이였습니다.

미군 기지를 상대로 형성된 골목으로 한국 간판보다는 외국어로 쓰여있는 간판이 더 많아보였고, 미용실, 양복점, 유흥주점이 많이 모여있었습니다.

보산동에는 윤금이씨 사건 발생터가 있었는데, 윤금이씨 사건으로 인해 한미소파 협정이 개정된 역사에 대해 해설자님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성병관리소였습니다.

현재 성병관리소는 시에서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여 가까이 갈 수 없었습니다.

그 앞에 철거저지를 위해 농성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만나고 그나마 정면에서 볼 수 있는 위치로 이동했습니다.

30년째 방치된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성병관리소.

작은 방에 여성들 10~20명씩 생활했고, 100여명 정도가 수용되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매체에서 성병관리소를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로 봤을 때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작았습니다.

여성들을 강제로 감금했던 흔적을 창살이 있는 창문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도 성병관리소 철거를 저지하기 위해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활동가들이 돌아가면서 농성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저희와 같이 동두천을 탐방하고자 하는 단체에게는 직접 함께 동행하여 해설해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의 역사와 동두천시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수원여성인권돋음도 함께 연대하겠습니다!